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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기획자는 구라쟁이가 될 수 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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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는 구라쟁이!!??

어느 신문 기사를 보니 기획자의 평균 근무시간이 10시간인가 하더라 비록 근무시간은 여타 IT직군보다 높지만, 그 만족도는 월등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런가??

그 기사를 보고 바로 드는 생각이었다.

클라이언트 눈치보며 온갖 감언이설로 홀리면서 일정에 쫒겨 애간장 다 녹이고, 개발자, 디자이너 비유 맞추며 눈치 보며 장트러블과 친구 삼는 이 직업이 과연 만족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온갖 스타일의 사람들과 일을 함께 하게 된다.

비단 프리랜서 뿐만 아니라 조직에 속한 고정(?)적인 기획자라 하더라도 구성되는 멤버에 따라 프로젝트 기간에 받는 스트레스는 천차만별이다.

매번 클라이언트는 당연히 포함해서 모든 구성원들의 만족시키는 프로젝트 진행을 꿈꾸지만 한번도 성공한적이 없는 것 같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함께 손발을 맞춰 작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인가를 깨닫고 이젠 조금씩 지쳐가는 단계...기획자로 지내온 시간이 5년 남짓되는 지금..

즐겁게 웃으며 밤샘 작업을 하고 끊임없이 논의하고 결정하던 때도 있었다. 이때를 생각하면 만족도는 훌륭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벌써 생각보다 훨씬 빨리 지쳐가는 걸까?

기획자는 (물론 내 경우에 국한된 야그일수도있다) 자신이 PM으로 진행한 작업물에 대해서 누구나 애착을 가질 것이다. 자기 자식같은 심정..누구나 가질것이다. 이런 자식에 대해 함부로 누군가 말한다면 나 역시 참기 힘들고 얼굴을 찌그러뜨리는 것으로 당장 표가 나곤 한다.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결과물이 클라이언트를 만족시켜주지 못할 때 그 패배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나 자신에 대한 반성부터 시작해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대며 개나소나 하는 이 기획을 때려칠까도 빈번하게 고민하곤한다.

물론 결국에는 배운게 도둑질이라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한숨을 쉬고는 하지만..ㅋㅋ

음...잠시 야그가 신세한탄으로 흘렀다. ^^;

어쨌든 기획자는 중재자다.

사이에서 와리가리 하면서 정해진 일정과 인원, 예산을 가지고 원하는 누구나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 노력한다. 문제는 그 와리가리를 하면서 온갖 회유책과 사탕발림으로 몇달을 보내는게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있는 그대로 안되면 안된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하는 기획자가 얼마나 있을까.

딱 잘라서 흑백을 명확하게 정의해주는 기획자..그런 기획자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존재여부가 항상 궁금하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구성원들은 그런 기획자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될 수 있는 기획자를 동시에 원한다. 이율배반적인 이야기 이지만 최소한 내가 보기엔 그렇다.

더군다나 기획을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게 생각하는 클라이언트라면 그 정도가 더 한건 당연하고..

이 땅에서 기획자는 그 능력을 인정받기 쉽지 않지만 (그래서, 한번 인정받으면 굉장히 오래 간다. ㅎ) 인정 받기 위한 방법 중 아니 요구되는 인성 중 하나가 구라 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