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땃한 봄 햇살에 겨우내 움츠려있던 몸을 일으켜 보았다. 그래서, 결정한것이 꽃놀이.ㅋㅋ
때는 4월3일 장소는 양평 산수유 축제.
이 곳을 선정한 이유는 일단 수도권에서 가깝고, 차 없이도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금요일로 날을 정하고 어머니와 함께 길을 나섰다.
-도착한 국수역과 맛없는 자판 커피. 먹지말자. 반도 못 먹고 버렸다. 퇫~
강원도로 쭉쭉 뻗어가고 있는 중앙선 덕분에 목적지인 양평까지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게 됬다. 비록 아직 양평역이 개통전이라 행사장까지 쟈철로 가지는 못했지만, 대중교통 이용객들을 위해 주최측(즉 양평시)에서 셔틀버스를 인근 국수역에서 행사장까지 운영한다고 하여 국수역까지 쟈철로 고고~^^
한시간 정도 도란도란 야그도 나누고 주변 풍광도 구경하며 12시쯤되어 국수역에 도착하였다. 국수역에 내리니 바로 앞에 임시로 만든 셔틀 정거장의 알림 푯말이 보이고, 잽싸게 줄을 섰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르신들이 꽃나들이에 나섰더라. ㅎ
-국수역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는 줄과 조그만한 버스 그리고 3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판
기다려도 그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에 안내띠를 매고 있던 관계자에게 물으니 30분에 한대꼴로 온단다. 헉~ 그래서, 30분을 기다린후 셔틀 버스를 탔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생긴다. 행사장까지 30분은 들어간다고 하는데 셔틀버스는 20인승 콤비였다. 쟈철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몇인데 고작 20인승이라니..켁~ 우리야 일찍 줄을 선 덕분에 탈 수 있었지만, 뒤에 계신분들은 무려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훔훔
여기서부터 살짝 빈정이 상하기 시작했으나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두둥~
-평일임에도 은근 많은 사람들과 썰렁한 한우 축제장, 색이 다른 돼지들과 신나하는 겨운 유딩들 ㅋ
30분은 걸린 끝에 도착한 행사장은 산수유 축제와 함께 진행되는 한우축제장이었다. 산수유를 보기 위해서는 다시 여기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들어가야 한단다. 헉헉~ 두번째로 놀랐다. 전 날 교통편과 함께 축제 홈페이지에 들어갔을때는 이런 말이 없었거늘...젠장.
어쨌든 일단 내린 한우 축제장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그리 볼 건 많이 없었지만, 역시나 먹거리인 한우 축제 답게 식당이 가장 활기가 넘쳤다. 어머니와 함께 한우 맛을 보러 식당에 들어갔다.
-전쟁이었던 한우 식당. 계산대 누님들의 느린 속도와 많은 무질서한 사람들 켁~
이 식당은 한우를 직접 사가지고 오면 기본 밑반찬을 셋팅해주고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게 하였다. 고기를 구입하는 식당 입구쪽에 있었는데....이곳이 난리다. 줄이 여러갈래로 서는 바람에 서로 먼저 해야 한다고 소리 치고, 한대뿐인 카드단말기는 느려서 카드 손님보다 현금 손님을 먼저 받고 있었고, 고기는 생각보다 비쌌다.켁~
이곳에서 나도 성질성질 내며 30분만에 등심과 불고기비빔밥을 얻을 수 있었다. 겨우 자리에 돌아와 앉아 허겁지겁 냠냠 고기를 구워먹고 밥을 먹고 나서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역시나 아직도 입구쪽은 왁자지껄 서로 정신이 없다. 훔훔
-산수유로 만든 특산물은 산주유 정도?! 나머진 뭐..행사장 부지 하나는 넓다. ㅎ
지역 특산물인지 아님 주변 상인들이 온 건지 구별이 가지 않는 평범한 물건들이 메인 광장 주변을 빙 두르고 있었고, 거기서 간식거리로 유과를 두어봉지 사서 본래 목적인 산수유를 보기위해 다시 버스타는 곳으로 나왔다.
엥. 이 사람들은 뭐지...우리가 내렸던 그 곳에 이미 많은 어르신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물어보니 이곳에서 산수유 버스와 국수역 가는 버스가 모두 정차한다고 하여 기다리는 중이란다. 벌써 20분 넘게 기다렸는데 버스는 오지 않는다고 이미 언성이 높아 지셨드라. 여기저기 불만의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양평 군수는 사기꾼이라는 외치는 할아버지도 나오셨다. 켁. 이곳에서 산수유 가는 버스를 탈때가지 우리도 30분을 기다린다....
-산수유 마을로 가기 위한 버스를 기둘린다. 길다... 기다리다 지쳐 몇몇분들 히치하이킹..켁
산수유 가는 버스는 45인승 대형버스다. 국수에서 행사장까지 운행하는 버스보다 두배가 큰 버스. 하지만, 산수유를 보러 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도리어 국수역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훨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큰 버스를 산수유행으로 배정한 이유는 무얼까. 훔훔
어쨌건 우린 산수유행 버스에 몸을 실었고 길에서 기다리며 피곤에 쩌든 다리를 버스에서 주물러 주었다. 곧 화사하게 만개한 산수유를 볼 생각에 지난 고난의 시간은 잊기로 하고 말이다...
15분 정도 갔을까. 버스가 한적한 시골동네에 멈춰섰고 우린 잽싸게 내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휭~하다. 산수유는 어딨는지 고개를 두리번 하도 보니 행사장 가는 길 표지판이 보였고 버스 내린데서 한참 더 산골짜기로 올라가야 산수유가 핀 군락지로 갈 수 있단다. 헉헉헉! 또 걸어야한다.
-기다렸던 버스 타고 산수유 마을 도착. 설레임이 앞선다.
결국 함께 온 어머니는 아픈 다리땜시 그 주변에서 쑥을 캐신다고 혼자 다녀오라고 하셨고, 나는 여기까지 왔는데 흐트러지게 핀 산수류를 꼭 보고 말리라 다짐하며 다시 발걸음을 띄었다. 함참 올라갔다. 경사는 높지 않았지만 승용차들이 다니는 통에 흙먼지를 옴팡 뒤집어 쓴 것이 기분 나빴다. 켁
올라가면서 보니 저기 보이는 에드벌룬. 행사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구나 생각하며 힘을 내었고 여지저기 보이는 노란 산수유들이 햄내라고 응원해주는 것 같았다. 계속 올라가고 또 올라가니 작은 주차장이 보이고 애드벌룬을 묶어놓은 가로등이 보였다. 음...
-먼지날려주시는 차량들과 척박한 흙길을 걸어 만난 산수유들..너무 기대가 컸다.
흐트러지게 만개한 주변이 온통 노란색인 산수유 군락지는 없었다. 젠장. 기대가 너무 큰걸까. 산수유가 물론 있기는 하지만 욱신 대는 다리를 생각한다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니 불만만 더 쌓였다. 대충 사진찍고 내려오면서 들은 말이 더 가관이었다. 동네 주민인듯 한 아저씨에게 관광객이 물었다.
관광객 왈
"산수유 축제가 여기인가요?"
동네주민 왈
"그런거 없슈, 축제는 무신 축제..끙"
음..옆에 지나가다 들은 내용인지라..너무 충격이 컸다. 동네 분들도 인정하지 않는 축제가 무슨 놈의 축제란 말인가. 이 축제는 제 7회! 그렇다. 7번이나 개최도니 나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축제이거늘 이딴식으로 밖에 진행못한단 말인가..아..정말 짜증나더라. 옆에 차들은 흙먼지 날려대고..아우~
-산수유 마을 가는 길에 초라하게 붙어있는 안내장. 이날 행사 진행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내려와서 어머니보고 안 올라가길 잘했다고 말씀드리고, 산수유행 버스를 탔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또 기다렸다. 버스가 도착하고 다시 한우 축제장 앞에서 내렸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국수행과 산수유 행사장으로 가기위해 와글와글. 길도 가뜩이나 좁은데 차들과 엉켜 기둘리고 계셨다.
사람들이 큰 버스를 보고 국수역으로 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저 큰 버스는 왜 산수유행으로 가냐고 차를 바꿔달라고 아우성~ 안내띠를 차고 있던 아저씨가 그자리에서 오케이하면서 차를 바꿔주었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국수행 버스를 타고 쟈철역으로 갈 수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불만어린 목소리를 안 낼 수 없었다. 다시는 양평 축제 오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추가 포스팅******
양평산수유축제 사이트에 가보니 다녀갔던 여럿분들이 불만의 글을 올리시네요. 훔훔. 불편함을 저만 느낀 것이 아닌거겠죠. 이런식의 지역행사는 도리어 안 하니만 못하네요.
산수유축제 사이트 자유게시판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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