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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야구?

김동주와 최향남의 너무 달랐던 도전

김동주 선수가 일본 진출을 접겠다고 공식 선언을 했습니다.
07시즌이 끝난 후 일본으로의 진출을 선언하였지만, 몸값 문제로 인해 좌절되고, 해외진출을 조건으로 두산과 1년 계약을 맺었던 그가 08시즌이 끝나자 마자 일본진출을 위해 부리나케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그를 원하는 팀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주위의 만류와 가족들의 반대 등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의 진출이 또 다시 좌절됐네요.

한국을 대표하는 4번타자로 해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도 되었지만, 현실의 벽 앞에 끝내 뒤돌아 쓴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반면, 그의 도전이 실패하기 바로 전 최향남 선수는 미국무대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도전에 한걸음 내딛는데 성공하고 있었습니다.

작년 겨울 도미니카 리그에서 공을 뿌리며 빅리그 문을 두드리던 그를 세인트루이스에서 눈여겨 본것이지요. 중간에 롯데와의 트러블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메이져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붙잡았습니다.

 김동주와 최향남의 차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따지면 최향남 선수는 김동주 선수와 비교조차 불가하지요. 부동의 대표팀 4번타자이고 소속 팀에서 차지하는 그의 무게는 말로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해외진출이라는 점만 본다면 김동주 선수는 최향남 선수가 마냥 부러울 만한 상황이 또 다시 벌어졌네요. 이미 최향남 선수에게는 미국땅이 낯선 곳이 아니죠. 비록 메이져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트리플A에서 나름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그때의 활약이 이번 건에서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으니깐요.

그렇다면 김동주 선수 해외진출이 무산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미 국제대회에서도 그의 실력은 검증된 상태인데 말이죠..아마 그의 발목을 붙잡은건 아이러니 하지만, 그의 실력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잘해서 너무 많은 눈과 귀가 그에게 쏠렸고, 몸값을 대폭 낮춰서 나갈 수 있다면 나가겠다는 그의 결단에 많은 쓴소리가 날라들었죠. 나가서 최고가 되지 못할바에는 여기서 최고로 남는 것이 좋다라는 말도 많이들 나왔습니다. 결국 분위기 때문에 마음껏 배팅할 수 없었고, 신중을 기할 수 없었기에 제한된 기회를 잡을 수 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맘대로 할 수 없었을겁니다.

흡사 전교 1등 하는 고3학생이 본인이 가고 싶은 대학교, 과에 지원하려고 하다가 학교에서 난리가 난거죠. 우리 학교 명예가 있으니 무조건 여기로 가야 한다고 말이죠. 그러다 죽도 밥도 안됐고, 고3 생활 계속 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여전히 1등 자리는 놓치지 않겠죠. 헐..


-도미니카리그 최향남.

반면, 최향남 선수에게는 김동주 선수와는 반대로 이런 부담이 훨~씬 적었고, 행동반경이 넓을 수밖에 없었죠. 해외에서 뭘 하든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니깐요. 물론 그렇다고 해도 본인의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옹골찬 고집이 아니었으면 이번 해외건도 없었겠죠.

소속팀에서 인기와 실력을 인정받아 안정된 노후(?)가 보장되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연봉이 아닌 월급을 받는 무리수를 둘 만큼 도전 자체가 굉장한 위험하지만, 이마저도 그의 고집을 꺽지는 못했습니다.

만약 최향남 선수가 김동주 선수만큼이나 투수로서 명성을 쌓았다면 그의 이번 해외진출 가능했을까요. ^^

 아쉬운 삼세판

김동주 선수에게 아쉬운건 다음 도전은 없다고 못박는 선언을 해버린 겁니다. 그가 그토록 꿈꿔왔다고 하던 큰무대에서의 활약이 2번만에 포기할 만큼 소소했던 건가요.
이제 그의 가슴속에는 빅리그에 대한 아쉬움이 완전히 없어진건가요.


한때 열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메이져 탑클레스였던 박찬호 선수는 마이러리그에서 눈물의 빵을 먹으며, 재기의 불꽃을 태웠고,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에서 또 다시 일어서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를 바라보는 고국팬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수천번도 들지만 이겨내고 물리치고 있는 겁니다. 이미 돈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그가 무시를 받으며 찬밥대우를 견디고 있는 이유이지요.

박찬호 선수야 주목을 받기도 전에 진출해 스스로 큰 케이스이고, 김동주 선수는 이미 품안에 자식처럼 애지중지 큰 케이스라 경우가 다르지만, 선수 한 개인이 품고 있는 꿈에 대처하는 자세가 서로 다르다는데 그 차이가 있습니다.

김동주 선수가 헐값에 해외팀에 팔려가 고생하는 거 원치 않습니다만, 반대로 그의 실력을 믿기에 잘해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가 그토록 원하고 염원하던 해외무대이니깐요.

그의 도전이 비록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그 실패를 손가락질 하며 놀림감으로 삼을 야구팬은 없습니다. 이미 그가 닦아 놓은 멍석이 두툼하기 때문이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의 도전을 한번 더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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