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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천천히 라는 말의 의미




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 보면
무척이나 긴장된다.

언제나 뛰어 다니는 아이가 넘어질까, 차도로 뛰어들지는 않을까, 엉뚱한 길로 가버리지는 않을지..

그러면서 습관처럼 수백번 입에서 나오는 말은 '천천히, 천천히' 라는 말이다.


이 말을 나는 이미 수백번 수천번 들었다.

어렸을 적 부모님으로 부터 선생님으로 부터 형, 누나들로 부터...

하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고, 아니 들리지도 않았다. 


당장 지금도 출근길에 앞사람들 제치지는 잰걸음으로 걸어가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빨리 빨리 하든 천천히 하든 시간은 멈추지 않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일에 대한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천천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그 어떤 무엇인가를 알아버렸다는 것과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혹자는 내가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 하거나 아쉬워 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늙어가는 것 만큼

우리 아이들이 젊어지고 있다고..


우리 아이들도 지금은 앞으로 몇십년간은 천천히 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지 못할 것이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본인이 할 수 있는 한계라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정의를 내릴 수 있을 때 그때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천천히 천천히 라고 외치는 소리는 아마도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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